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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공부를 시작한 지도 어언 2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그저 책과 유튜브로 공부만 하다가 이젠 진짜 실전으로 한 걸음 내딛으려 합니다. 물건번호는 2023 타경 120736입니다. 드디어 생애 첫 임장지는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입니다. 한 때 빌라사기로 인한 안 좋은 뉴스와 함께 많은 경매인들이 꺼려하는 지역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도 엄연히 사람이 사는 곳이고 지하철 역과도 가까우니 역세권임에 분명하기에 저는 이 지역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https://www.dooinauction.com/auction/search/?auction_id=104_20230120736_001
권리분석
우선 경매를 시작하는 첫 단계인 권리분석부터 해보겠습니다. 요즘은 물건지나 부동산 임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임장을 나가기 전 손품을 충분히 팔아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요즘은 워낙 인터넷과 부동산 관련 사이트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왠만한 아파트나 빌라의 경우 손품으로도 충분한 분석이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간혹 경매를 할 때 부동산 임장을 두려워 하시거나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분들은 손품만 잘 활용한다면 굳이 부동산 임장까지 하지 않아도 경매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물건지 임장은 필수입니다. 우리가 생필품 하나를 사도 꼼꼼하게 가격 비교하고 따져보고 사는데, 하물며 몇 천에서 몇 억이 오가는 부동산 거래에서 직접 물건을 보지 않고 입찰을 생각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생각입니다. 충분한 손품을 기반으로 적절한 발품이 더해져야 내가 원하는 물건에 입찰하고 손해도 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물건의 경우는 어떨까요? 제일 먼저 말소기준권리를 살펴보겠습니다. 말소기준권리는 2001년 6월 15일 근저당으로서 앞선 권리사항은 없습니다. 그러면 이번엔 임차인 현황을 살펴봐야 합니다. 경매지 임차인 현황을 보니 조사된 임차인 내역 없음이라고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체크해야 할 매각물건명세서를 확인해 보니, 특별한 코멘트가 없는 깨끗한 물건이었습니다.
건물면적은 약 15평이 조금 넘는 물건으로서 사용승인일이 1991년 12월인만큼 건물은 33년 된 아주 노후된 건물로 보입니다. 경매지에 나와있는 사진을 확인해도 쉽게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물건지 발품
사진으로만 봐도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세월이 느껴지는 빌라입니다. 따라서 인테리어 비용은 다소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최저가가 64%까지 떨어져 있어서 인테리어만 잘하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물건조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5호선 까치산역까지는 도보로 15분, 화곡역까지는 13분이 소요되며, 물건지 인근 5분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일단, 외관의 모습은 아주 허름합니다. 빨간색 벽돌이 눈에 띕니다. 딱 봐도 오래된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물건 옆쪽으로는 붕괴위험이라는 무서운 푯말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 물건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붙어있었습니다. 불법건축물로 보이며 적발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구멍이나 관이 나와있지 않은 것을 보면 보일러실 확장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냥 마루를 확장해 놓은 건지 아직도 저 건축물의 정체는 모르겠습니다. 1층 현관에는 우편함과 청소일지, 그리고 계량기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만지면 꼭 쇠독이 걸릴듯한 오래되고 부식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열어보지는 않고 구멍으로 확인해 본 결과 우편물은 없었습니다. 아마 사람이 거주중인것으로 보입니다. 건물 뒤편으로는 가스계량기가 작동되고 있었고 도어록과 새시상태는 모두 수리대상으로 보입니다. 하얀색 새시이길 간절히 바랐는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이 물건은 1층이지만, 2층같은 1층입니다. 경사도 때문에 지하가 마치 1층처럼 보입니다. 인테리어는 전혀 안되어 보입니다. 물건지 현관문 아래에 아이들 동화책이 한 가방 있던 걸로 보아 아마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지하층과 1층까지는 나름 괜찮았는데, 2층으로 가는 길부터 3층까지는 여기저기 크랙과 금이 간 곳을 메운 자국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정도의 훼손이라면 내 물건지만 인테리어를 해도 사용하는데 이상이 없을런지 살짝 의심이 들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 중 예상치 못한 곳에서 누수나 곰팡이 같은 처리하기 힘든 부분이 나타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옥상으로 올라가 방수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역시나 방수상태는 좋지 않았으며 여기저기 크랙과 파인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옥상에 난간이 없어 너무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옥상 입구에 노약자나 어린이는 들어가지 말라는 메시지도 붙어있었습니다. 불리수거장이나 수거함은 따로 보이지 않았으며, 주차장은 건물 옆에 두 대 주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주차공간이 없다고 보는 것이 속 편할 것 같습니다.
입지 및 환경
일단 도보로 지하철역까지 15분 안팎이며, 근처에 초등학교와 작은 공원들이 있어서 어린자녀를 키우기에도 무리가 없는 입지입니다. 다만 중간중간에 언덕길이 많아 걷기에 힘든 곳도 있었습니다. 겨울에 차나 사람이 다니기에 위험하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인근 부동산 사장님께 여쭤봤더니 눈이 오면 제설차가 쏜살같이 달려와 괜찮다고 하십니다.
시세 및 실거래가
최근 실거래는 없었습니다. 다만 2017년 10월에 1층이 1억 4000만원에 매매되었습니다. 가장 최근 실거래가가 수년 전인지라 의미가 없어 부동산에 들러 사장님께 직접 시세조사를 했습니다. 물론, 실거래가가 아닌 매수가 입니다.
2010년식 16.5평 5층 - 2억 2천, 인테리어 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다시 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주차는 가능
2017년식 12.3평 2층 - 3억 2천, 인테리어 다 했고 직접 봤는데 훌륭했습니다. 주차도 가능합니다.
2006년식 17평 3층 - 2억 5천 주차가능
2012년식 14평 3층 - 2억 6500 주차가능
2008년식 16평 3층 - 2억 5500 주차가능
결론적으로 연수가 10년 이내이면 대충 3억원 정도, 10년이 넘어가면 컨디션에 따라 2억 2천에서 2억 6천 정도인 듯했습니다. 그런데 30년 넘은 물건 있냐고 물었더니 그건 없다고 하십니다. 주차장 없는 33년 된 이 건물은 도대체 얼마에 내놓아야 할까요?
임장 요약 및 소감
임장이란 걸 드디어 처음 해보았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너무나 큰 한 걸음이었습니다. 1991년생 너무나 오래된 빌라는 전체적으로 크랙과 금이 간 곳이 많고, 옥상상태도 너무 위험하여 과연 내 물건만 인테리어를 잘해놓아도 집이 잘 팔릴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대한 빌라촌이라 수요는 충분할 거라 생각이 됩니다만, 무서운 화곡동이라는 점이 좀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많고 아주 가깝진 않지만 도보로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이라는 점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의 생애 첫 임장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이 너무나 가벼웠습니다. 드디어 산 하나를 넘었구나 하는 생각에 제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한 날이었습니다. 임장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무리 많이 알고 아무리 많이 공부를 해도 실행하지 않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나의 생각을 실행이 옮겨 성공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가 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모두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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