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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써 세 번째 부동산 경매 입찰을 했습니다. 첫 번째 입찰은 어리둥절 그저 입찰에 의미를 두었고, 두 번째 입찰은 그냥 자신감이 좀 붙은 입찰이었지만 입찰가가 터무니없이 낮아 패찰의 쓴 맛을 봤죠. 드디어 오늘 세 번째 입찰을 하고 뭔가 머리를 얻어맞은듯한 띵한 감정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패찰의 이유가 무엇인지 조용히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1. 물건 브리핑
오늘 입찰한 물건은 2024 타경 32476 부천시 중동에 위치한 금강마을아파트입니다. 903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이고 주차대수는 0.46이었습니다. 우리나라 1기 신도시 때 지어진 아파트인 만큼 31년 차의 오래된 아파트로서 주차 여유공간도 부족한 편입니다. 하지만, 제가 임장 갔을 때는 오후 2시 반쯤이고 지상 주차는 여유로워 보이긴 했습니다. 퇴근 시간이 되면 어떨지는 대충 짐작만 갔습니다.
전 세대 모두 복도식이었으며 일단 외관상 관리는 잘 되고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건종별은 아파트, 사건접수는 2024년 2월 8일로서 대지권은 7.37평, 건물면적은 12.93평이었고, 아파트 전체 25층 중 19층 로열층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이 물건은 오늘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경매1계에서 입찰을 했으며 감정가는 335,000,000이었고, 최저가는 한 번 유찰되어 70% 할인된 234,500,000원이었습니다. 일단 인터넷으로 여러 부동산 사이트들을 돌며 손품을 팔았습니다. 우선, 공시가는 192,000,000원이고, 공시가를 바탕으로 한 적정한 전세가는 공시가에 126%를 곱한 241,920,000원입니다.
네이버에 나와있는 매매실거래가를 보니 매매는 로열층인 것을 감안해 3억 5000에서 3억 8000 정도를 보면 될 것 같고, 전세실거래가는 1억 8500 정도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요즘 같은 얼어붙은 부동산 매매시장에서도 거래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발코니, 침실 겸 거실 1개, 침실 1개, 주방 겸 거실 1개, 화장실 1개를 갖춘 1인이나 2인 혹은 어린아이 한 명 정도 키울 수 있는 공간이라 판단되었습니다. 복도식이지만 엘리베이터 옆이라 이용에 편리할 것으로 보였고 주변세대 모두 깔끔한 외관이어서 쾌적해 보였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아주 깨끗했고, 남향이며, 25층 중 19층이라 전망이 아주 좋았습니다.
2. 내가 이 물건을 입찰한 이유
많은 물건 중에 내가 오늘 이 물건을 입찰하기로 마음먹은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입찰 때는 그저 나의 종잣돈과 건물 상태만 보고 대충? 입찰했다면, 이번에는 정말 나름의 정확한 이유와 분석을 하고 신중하게 입찰을 했습니다.
1) 주변 아파트 단지들의 재개발 호재들
임장을 다니면서 부천시청역 맞은편 은하마을을 중심으로 오른쪽 옆단지인 중흥마을, 그 위에 설악마을, 덕유마을, 한라마을까지 모두 다녀 본 결과 이 지역에 재개발 선도지구들이 여러 단지 있었습니다. 은하마을 같은 경우 전국 최초로 통합 동의율이 90%를 달성하는 성과를 나타내는 현수막도 여기저기 붙어있었습니다. 은하마을 바로 옆 단지인 금강마을 아파트를 낙찰받으면 머지않아 이곳도 재개발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2) 훌륭한 전망(View)
아파트 아래에서 물건을 올려다보았을 땐 알지 못했지만, 막상 19층으로 올라가 계단 중간에 있는 창을 통해 거실 뷰를 가늠해 보니 전망이 너무나도 훌륭했습니다. 일단 407동 앞으로 탁 트인 뷰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동 바로 앞에 있는 공원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부광초등학교와 그 앞으로 경기예고가 자리하고 있었고, 저 멀리 푸른 산을 배경으로 kt 건물과 현대백화점 유플렉스가 떡 하니 보였습니다. 막히지 않은 시원한 뻥 뷰에 백화점이 바로 보이니 금상첨화입니다.
3) 역세권 입지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은 서울로의 접근성입니다. 이미 부천은 서울 근교 생활권으로서 서울생활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런 이곳에 바로 앞이 지하철역에 백화점, 아울렛, 이마트, 학교, 다양한 버스노선 등등 생활편의를 위한 시설이 완벽했습니다. 무엇보다 아파트에 대한 평이 매우 좋았습니다. 조용하고 살기 편리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3. 내가 패찰 한 이유 분석
이번 입찰은 그전과는 달리 꽤나 진중하고 성의 있는 분석으로 임했습니다. 그럼에도 왜 패찰을 했을까? 당연히 입찰가가 문제였습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수익이 아니라면 차라리 패찰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신대로 입찰가를 썼고, 그래서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원하는 수익률이 너무나 안전한? 입찰가였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옛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입찰의 경우 내가 적당한 안전마진을 계산하여 입찰가를 썼다할지라도 떨어질 가격이었습니다. 이번에 낙찰한 분은 355,000,000이었습니다. 오늘 이 분의 경우, 본인이 실수로 입찰가를 잘못 썼다고 하셨으니 패스하겠습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감정가의 106% 는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입찰자분의 실수였습니다.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우왕좌왕하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현재 실매매가보다 높은 금액을 쓰시다니 그분의 참담함이 너무도 전해져 왔습니다.
그렇다면 2등과 3등은 왜 그 입찰가를 쓰셨을까요?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2등은 328,333,330 (98%)였고, 3등은 325,000,100 (97%)였습니다. 저 금액으로 수수료와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것도 없고, 잘하면 급매로도 살 수 있는 금액대이며, 더욱이 요즘 아파트 매매시장이 얼어붙어 매도가 쉬운 상황도 아닌데 도대체 왜 저 금액을 쓰신 건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같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서 사실 저 금액이면 급매로도 가능했을텐데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감정가와 고작 6,666,670 원 차이라면 왜 경매로 힘들게 사려고 한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러 매체의 보도에서도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가에 대해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빌라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물건이 미래가치가 크다고 판단한 것일까? 재개발 구역이긴 하나 이제 옆 동네(은하마을)에서 선도지구를 선정한다는 소식 이외에 내가 조사한 바로는 딱히 없었습니다. 선도지역으로 선정이 된다 한들 그것이 몇 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며 현재의 아파트 매매 분위기는 사뭇 절망적입니다. 집값하락론이 여기저기 나도는 마당에 급매가보다 비싸게 혹은 비슷하게 낙찰을 받는다는 것은 내겐 너무 모험입니다. 낙찰가를 맞춘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4. 입찰가 산정 방법
그렇다면 입찰가를 어떻게 산정해야 할까요? 생각에 생각에 생각을 하게 됩니다.
1) 시세를 기준으로 입찰가를 산정한다
감정가에서 얼마를 낮춘다거나 최저가에서 얼마를 높여서 입찰가를 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세를 보고 입찰가를 선정해야 합니다. 즉 물건의 난이도를 보고 내가 얼마만큼의 마진을 챙길 것인지를 계산해 봅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물건의 감정은 경매가 시작되기 6개월에서 1년 전에 합니다. 따라서 하락장에서는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게 설정이 되므로 여러 번 유찰을 하게 됩니다. 즉, 감정가가 고평가가 된 상태인 것입니다.
또한, 감정평가사마다 기본적은 틀은 모두 같을지라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같은 시기의 물건이라도 조금씩 혹은 적지 않게 차이가 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2) 가치상승을 염두에 두고 입찰가를 산정한다.
내가 이 물건의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계산 후 입찰가를 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물건의 경우 인테리어로 가치를 상승시킨 후 시세보다 높게 매매할 자신이 있는 물건이라면 다른 입찰자들보다 과감하게 입찰가를 올려 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입찰도 한결 쉬워지고 수익도 커지게 됩니다.
5. 결론
입찰가 산정방법에서 말했듯이 머리로는 다 알지만 실행하려면 너무나 어렵고 불안한 입찰가 산정은 앞으로 내가 경매계를 떠나야 할지, 아니면 계속 롱런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큰 욕심을 내려놓고 냉철하고 침착한 분석으로 입찰가를 산정하지 않는다면 계속적인 패찰에 기운이 빠져 결국 경매계를 떠나게 됩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공부한 내용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는 것이야말로 나중에 웃는 자가 될 것입니다. 꾸준한 공부와 입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현재 내가 가진 예산 속에서 무리하지 않으며, 늘 경매라는 바다에 낚싯대를 던지다 보면 어느새 내가 바라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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